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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이야기 700 - 중력이 만드는 불꽃놀이



(This image, taken with the NASA/ESA Hubble Space Telescope, shows the galaxy NGC 4490. The scattered and warped appearance of the galaxy are the result of a past cosmic collision with another galaxy, NGC 4485 (not visible in this image). Credit: ESA/Hubble & NASA)


 수많은 은하로 이뤄져 있는 대형 은하는 사실 매우 정적인 존재입니다. 새로운 별이 형성되는 속도가 느려서 대부분의 별이 나이든 별인 경우가 많고 어두운 적색왜성이 가장 흔한 별의 형태입니다. 하지만 예외는 있습니다. 은하가 서로 충돌하는 경우 막대한 양의 가스가 충돌하면서 밀도가 올라가 여기에서 새로운 별이 다수 생성됩니다. 


 지구에서 24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Arp 269 시스템을 구성하는 은하 NGC 4490 역시 그런 경우입니다. 이 대형 은하는 보다 작은 은하인 NGC 4485와 근접하면서 충돌하기도 전에 가스가 잡아당겨지면서 수많은 별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두 은하는 앞으로 수십 억 년 후 충돌하게 될 것 같지만, 본격적인 충돌에 앞서 중력의 힘이 우주에 화려한 불꽃놀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각각의 불꽃은 하나의 점이 아니라 수많은 별이 모인 것입니다. 참고로 분홍색으로 보이는 부분은 이온화된 수소 가스로 여기서 많은 별이 새로 탄생하고 있습니다. 




(동영상) 


 NGC 4490은 복잡한 사연을 가진 은하입니다. 본래는 우리 은하와 비슷한 막대 나선 은하였는데, 과거 은하 충돌의 영향으로 현재는 나선팔의 모습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NGC 4485가 행사하는 중력 때문에 팔이 더 늘어나고 여기에 새로운 별이 생기면서 본래 생김새가 어떠했는지조차 알기 힘든 상태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모습이 고치와 비슷하다고 보고 (?) 고치 은하 (Cocoon galaxy)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아무튼 2만4천광년에 걸쳐 펼쳐진 수많은 별이 만든 불꽃놀이는 인간이 밤하늘에 만드는 불꽃 놀이와는 스케일에서 비교가 안되는 자연의 작품입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수억 개의 별에는 지구 같은 행성이 있고 어쩌면 우리 같은 생명체가 탄생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덧; 아무튼 이제 우주 이야기도 700회 돌파입니다. 1000회 돌파까지 꾸준히 진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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