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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로봇? 화성 식물 재배? NIAC 프로그램 2015



 나사나 DARPA 같은 미 연방 정부 기관들은 민간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여기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고 여기에 자금을 지원합니다. 나사는 2015년에 NASA Innovative Advanced Concepts (NIAC) 프로그램을 통해서 미래 태양계 탐사를 위한 여러 민간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의 아이디어들을 수집하고 이중에서 타당한 아이디어들을 골라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5 NIAC에도 여러 가지 재미난 아이디어들이 등장했는데, 나사는 이 중에서 유망한 것 15개를 선정해서 Phase I 프로그램에 포함시켰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유로파 같은 내부에 바다를 지닌 위성에 보낼 오징어 같은 외형의 로봇 탐사선입니다. 이는 일종의 소프트 로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로파를 탐사하는 오징어 로봇 탐사선의 아이디어. This artist's rendering depicts 2015 NIAC Phase I Fellow Mason Peck's soft-robotic rover for planetary environments for missions that cannot be accomplished with conventional power systems. It resembles a squid, with tentacle-like structures that serve as electrodynamic 'power scavengers' to harvest power from locally changing magnetic fields. The goal is to enable amphibious exploration of gas-giant moons like Europa.
Credits: NASA/Cornell University/NSF )  

 유로파는 두꺼운 얼음 지각내부에 바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이는 21세기 태양계 탐사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적어도 50km 두께로 생각되는 얼음 지각을 뚫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제안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적인 것은 없습니다. 사실 진짜 큰 문제는 얼음 지각 아래 바다를 탐사할 탐사정이 아니라 거기까지 가서 얼음 지각을 뚫고 들어가서 지구로 정보를 전송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바다 아래서 어떻게 동력원을 확보해서 작동할 것인가 하는 문제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이 오징어 로봇은 유로파를 관통하는 목성의 강력한 자기장을 통해서 에너지를 흡수하는 놀라운 작동 방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말 가능한지 다소 의문시 되는데, 앞으로 기술적 검증을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재미난 아이디어는 화성 식물 재배입니다. 미래 유인 화성 탐사와 화성 유인 기지 건설을 위해서 사실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당장에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신 가능한 대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NIAC에 제안된 아이디어는 훨씬 현실적인 것입니다. 화성의 극한적인 환경과 방사선 환경에 견딜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시아노박테리아를 작은 컨테이너에 넣고 미래에 화성에 보낼 2020 로버에 탑재합니다. 그 다음 화성의 흙을 이 컨테이너에 넣고 박테리아가 화성의 토양과 방사선 환경에서 잘 자랄 수 있는지를 검증합니다. 

 이 목표는 사실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한가지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 박테리아가 컨테이너 밖으로 빠져나가는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점이죠. 그렇게 되면 어쩌면 있을 지 모르는 화성 생명체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까요? 물론 별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과학자들은 그런 도박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계획의 가장 큰 문제는 실현 가능성 보다는 절대 그런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 보장이라고 하겠습니다. 

 Cost-Effective Kinetically Enhanced Technology (CRICKET) 이라는 아이디어는 달의 영구 음영 크레이터 같이 얼음과 휘발성 물질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지역에 다수의 작은 로봇을 투하해서 실제 존재 여부를 탐사하는 것입니다. 달에 얼음은 과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물론 미래 우주 탐사에서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각 1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아 9개월간 타당성을 검토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중 기술적으로 타당하고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는 Phase II로 이동해서 50만 달러의 지원금과 2년의 연구 기간을 지원받게 됩니다. 

 과연 어떤 아이디어가 선택되어 태양계를 탐사하게 될지 궁금하네요. 

 한 가지 사족이라면 이런 개방적인 시스템이 미국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창조' 같은 단어를 굳이 꺼낼 필요도 없이 이미 오래전부터 제도적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는 점이 미국을 떠받치는 힘이 아닐까요?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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