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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세일은 상용화 될 수 있을까 ? - 나사의 나노세일 D





 공상 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쉽게 볼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솔라 세일 (Solar Sail) 입니다. 이는 태양에너지의 방사압 (radiation pressure, 복사압이라고도 함. 전자기파 혹은 입자가 표면에 미치는 압력) 을 이용한 돛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입니다. 즉 거대한 돛을 이용해서 여기에 태양 에너지를 반사시키면 방사압에 의해 추진력이 발생하는 원리라고 하겠습니다. 마치 바람을 이용해서 나가는 범선과 같기 때문에 솔라 세일 (Solar Sail) 이라고 부릅니다. 


 원리는 아주 오래전 부터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솔라 세일이 SF 처럼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점이지만 태양에너지의 방사압이 매우 낮다는 이유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가 태양 빛에 눌리는 느낌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1 AU (지구 - 태양간 거리) 에서 우주 공간에서의 태양의 복사 에너지는 1370W/㎡ 인데 이 에너지를 90% 반사시켜 추진력을 만들 수 있는 솔라 세일 (실제 만들 수 있는 세일을 가정하면) 의 경우 그 실제 압력은 8.22 μN/m2  에 불과합니다. 이는 매우 거대한 솔라 세일이 아니면 사실상 가속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 마이크로 뉴턴이라면 100 만분의 1 뉴턴이니 얼마나 작은 힘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서 태양에너지는 계속해서 얻을 수 있고 가속을 방해하는 공기 마찰이나 다른 힘이 없다면 결국 세월이 흐르면 점점 솔라 세일에 의한 에너지가 합쳐져 충분한 속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 태양계의 먼 곳이나 혹은 태양계 밖으로 탐사선을 보낼 수도 있겠죠. 다만 대단히 크고 가벼운 세일이 필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더구나 이 세일은 태양에너지를 대부분을 반사시켜 가속력을 얻어야 하므로 투명한 비닐이나 천 재질로 만들 수가 없습니다. 


 대개는 알루미늄 합금등의 재질을 사용하는데 알루미늄은 극도로 얇고 반사가 가능한 막을 형성할 수 있으므로 탄소 섬유나 다른 신소재 들을 함께 사용한다면 효과적으로 거대한 솔라 세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나사는 2008 년에 NanoSail - D 라는 아주 작은 솔라세일을 우주 공간에서 실험하려 했던 적이 있습니다. 무게 4 kg 에 불과한 이 미니 위성은 로켓의 문제로 인해서 결국 궤도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이후 다시 2010 년 나노세일-D2 (NanoSail-D2) 는 궤도 진입에 성공합니다. (나노세일 D/D2 는 동일한 크기) 




(나사의 나노세일 D2   Source : NASA )


나노세일 D 는 세일의 크기가 10 평방미터에 중량 4 kg 에 불과한 작은 위성으로 처음에는 30 X 10 X 10 cm 정도의 작은 CubeSat 에 담겨있다. 여기서 10 평방미터 짜리 솔라 세일이 펼쳐지는 구조입니다. (동영상 참조.  이 솔라 세일은 작지만 태양 빛을 반사하는 만큼 지상에서도 볼 수 있음 )    




 나노세일은 나사 최초의 솔라 세일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사실 후속 연구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이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순 없겠죠. 사실 나사를 비롯한 여러 연구 기관에서 이보다 더 큰 솔라 세일의 지상 테스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ESA/DLR 이 1999 년에 전시한 20 X 20 m 솔라 세일. 하지만 우주에서 테스트는 하지 못함.  http://en.wikipedia.org/wiki/File:SolarSail-DLR-ESA.jpg ) 


 문제는 위에서 본 20 X 20 m 급 솔라 세일도 실제 응용하기엔 너무 작다는 점입니다. 실제 JPL 에서 초기 설계한 가장 작은 사각 돛 형태의 솔라 세일은 820 m 에 달하는 크기를 지니고 있는데 이 정도 크기에 극도로 가벼우며 우주 공간에서 쉽게 펼쳐지는 돛을 만든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만약 우주선이 태양에서 멀어지면 그에 따라 받는 에너지도 급격히 줄어들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 또 한가지 대안적인 방법은 지상에서 강력한 빔을 발사하는 것인데 이것 역시 만만치 않은 방법이라고 하겠죠. 안전성 문제는 둘째치고 우주 공간에서 점점 빨라지고 멀어지는 우주선에 고에너지 빔을 조준해서 안정적으로 가속을 한다는 건 그냥 간단히 생각해 봐도 정신 나간 아이디어 처럼 들리긴 합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이유가 솔라 세일이 이론적으로는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사용되지 않는 이유라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일부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은 이 방식으로 언젠가 인류가 탐사선을 알파 센타우리 같은 다른 별에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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