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의 소행성들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과학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의 태양계 생성 가설에서 태양계의 작은 천체들이 서로 중력으로 합체되므로써 현재의 행성을 형성했다는 것은 매우 확고한 이론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 일부 소행성들은 생명의 기원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의심되는 유기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태양계 초기 생성된 소행성들은 현재까지 대기나 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처음과 같은 상태로 진공속에 남아있기 때문에 초기의 상태를 보존한 타임캡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들은 과학적으로 큰 가치가 있지만 불행하게도 지구에 떨어지는 운석이나 작은 소행성들은 지구대기에서 높은 열과 대기와의 마찰로 형태가 변하게 되며 지표에 충돌시에 산산이 파괴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일단 지구에 들어오게 되면 지구의 유기물과 생명체에 오염됩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전혀 변화되지 않은 소행성의 물질을 우주에서 직접 채취해 지구로 돌아오는 소행성 물질 회수 미션을 오래전부터 꿈꿔왔습니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미션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2005 년에 있었던 딥 임펙트 (Deep Impact) 미션이 바로 그것인데, 이는 템펠 1 이라는 혜성에 프로브를 충돌시켜 극소량의 먼지를 회수한 것입니다. 이것 역시 혜성의 구조와 구성 물질에 대해서 귀중한 정보를 과학자들에게 제공하긴 했지만 지금 소개할 OSIRIS-REx 미션은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소행성에 착륙해서 물질을 회수해 지구로 돌아오는 야심찬 계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OSIRIS - REx ( 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Regolith Explorer ) 라고 라고 현재 명명된 이 계획은 (물론 나중에 이름이 좀더 친숙하게 변경될 가능성이 있음) (101955) 1999 RQ36 라는 아폴로 소행성군의 물질을 채취한 후 지구로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 소행성은 대략 지름 560 미터 정도되는 소행성으로 탄소질이 풍부한 소행성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소행성 가운데 가장 흔한 C 형 소행성은 탄소질이 풍부한 어두운 소행성입니다. 1999 RQ36 이 선택된 이유는 궤도 장반경 1.126 AU (근일점 0.897 AU, 원일점 1.356 AU) 정도로 지구에서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있는 C 형 소행성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계획으로는 2016 년 탐사선을 발사한 후 2023 년 다시 샘플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온다는 계획입니다. 대략 1.5 톤 정도되는 2 미터 크기의 탐사선이 발사될 예정인데 아직 구체적인 모양은 완성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발사가 가까워짐에 따라 (물론 예산상의 문제로 취소만 되지 않는다면) 더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탐사선은 2016 년 9월에 발사되어 3년 정도 태양 주위를 비행하며 마침내 목적지인 1999 RQ36 에 도달 하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6 개월에 걸쳐서 그 표면을 자세하게 관측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과학자들은 극도로 어두운 소행성들의 표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직 자세히 모르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또 샘플을 채취하기 적당한 부분을 정하기 위해서도 자세한 표면 탐사는 중요합니다. 표면 탐사는 대략 4.8 km 떨어진 지점에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진정한 문제는 바로 아주 미약한 중력을 지닌 소행성 표면에 착륙해서 표면 물질을 채취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 나사는 나름대로 해결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탐사선이 직접 착륙하는 것이 아니라 근접한 다음 긴 막대기 끝에 달린 샘플 채취 장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채취되는 샘플의 총량은 최소 60 g 에서 많게는 2 kg 정도 입니다.
일단 샘플 채취에 성공하면 다시 3 년여에 걸처 지구로 귀환하게 되며 2023 년 지구에 착륙하게 됩니다. 예상되는 미션 비용은 발사 비용을 제외하고 8 억 달러 이며 아마도 발사 비용 2억 달러를 포함 10 억 달러라는 거금이 들어가게 될 것이므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또 미션 개념도 아직은 변경 가능성이 있습니다.
불과 60g - 2kg 에 지나지 않는 물질을 얻기 위해 그렇게 많은 예산을 쓴다는 게 놀랍기는 하지만 사실 다른 방법을 통해서 이정도로 많은 양을 얻을 수 없기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샘플이 태양계의 형성과 기원, 그리고 생명의 기원에 대해서까지 결정적인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하면 다른 태양계내 물질 채취 계획은 달에 인간을 직접 보낸 것을 제외하면 모두 아주 미미한 수준의 물질만을 채취했을 뿐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하야부사 탐사선이 이토카와에서 채취한 샘플이라고 인정된 건 수백 마이크로그램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만약 OSIRIS - REx 미션이 실제로 성공한다면 꽤 많은 물질을 지구로 회수하는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이야기하면 현재까지 이론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상당수 소행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 야코브스키 효과 (Yarkovsky effect http://blog.naver.com/jjy0501/100154138359 를 참조) 를 직접 검증하는 것 역시 이 탐사선의 임무라는 것입니다. 이 정도로 상세하게 관찰한다면 반드시 야코브스키 효과를 검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션 영상 설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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