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32 - 지구에도 제 2 의 달이 있다?



 
 사실 태양계 연재 포스트 중에서 달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중이니 이를 마친 후 할 이야기지만 기왕 생각난 김에 한가지 쓰고 싶은 포스트가 있다. 그것은 지구의 위성은 정말 하나일까?


 이게 무슨 괴상한 이야기냐고 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 사실 지구 중력에 잡혀 있는 천체는 하나가 아니다. 작은 소행성과 먼지들도 지구 중력에 잡혀서 지구 - 태양의 중력 간섭에 의해 라그랑주 점 주변을 돌거나 혹은 이와는 관계없이 지구와 중력에 의해 특이한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이중에서 L4 / L5 지점은 일종의 점이라기 보다는 지역에 가까운 지점으로 넓게 퍼져 있기 때문에 - 콩팥 모양이라고 하기도 한다 -  태양계의 작은 운석과 먼지들이 모여 일종의 구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 구름은 Kordylewski 구름이라고 하며, 1950년대에 발견되었다. 앞서 포스트에서 설명했듯이 이 두 지점으로 STEREO 탐사선을 보네 이 지역을 더 자세히 탐사할 계획이다.




(지구와 태양 중력의 간섭을 받는 라그랑주 점을 표시한 것. L4,5 는 점이라기 보다는 지역에 가깝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지구의 약한 중력 때문인지, 목성의 L4,5 지점 - 트로이 소행성군이 있다 - 과는 달리 지구의 L4,5 지점에는 그럴듯한 큰 천체는 없는 셈이다. 과거 테이아라는 가상의 행성이 존재했다는 가설이 있지만 결국 지구에 충돌하고 말았으니 현재는 먼지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셈이다.



 따라서 이 먼지들이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고 지구의 동반 소위성이라고 부르기는 큰 무리가 있는 셈이다. 일단 지구의 중력의 영향만 받는게 아니라 지구 - 태양 중력의 간섭을 받기 때문에도 그렇다.


 적어도 지구 중력을 받는 천체 중에 지구를 중심으로 매끄럽게 원궤도를 도는 것은 인간이 쏘아올린 것들을 빼고는 달 빼고는 특별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매일 밤하늘을 처다봅으로써 확인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꼭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는 동반 천체가 지구 주변의 원궤도를 돌아야할 강제성은 없다. 그건 무슨 이야기 인가 ? 여기서 다시 모성과 동반성의 운동을 이야기 하는 그림을 생각해보자.




(이 그림은 다소 과장된 것이지만 지구 - 태양 같이 질량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이렇게 + 로 표시된 질량 중심이 큰 천체의 중심에 가까이 있다. 다만 큰 천체도 조금은 움직인다. 따라서 이런 움직임을 포착해서 외계 행성을 탐사하는 것이다. 이 그림은 저작자 Zhatt에 의해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된 그림입니다.  )



(달과 지구의 경우 :  +로 표시된 질량 중심으로 지구와 달 모두가 돌고 있다. 따라서 행성 위성계가 아니라 쌍성계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달이 지구 주위를 돌고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그림은 저작자 Zhatt에 의해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된 그림입니다. )



(명왕성 - 카론계의 경우 아예 질량 중심이 천체들의 밖에 있다. 이 경우는 거의 쌍성계에 가깝다. 이 그림은 저작자 Zhatt에 의해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된 그림입니다. )


 여기까지는 앞의 포스트에서 본 그림이다. 첫번째와 두번째가 일반적인 행성 - 위성의 관계이다. 하지만 모성과 동반성의 관계는 몇가지 더 생각해 볼 수 있다.



(주로 항성 - 항성 으로 이루어진 쌍성계에서 볼 수 있는 움직임이다. 이렇게 1:1로 서로 공전할 수도 있다. 지구와 크루이냐는 이것과는 다르지만 1:1 공전을 하고 있다. 이 그림은 저작자 Zhatt에 의해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된 그림입니다. )



 그런데 흥미롭게도 1986년에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그레이미 와딩턴이 우연히 지구의 2번째 위성이라고 부를 만한 소행성을 발견한 것이다. 바로 소행성 3753 크루이냐 (Cruithne) 가 그것이다. 이 소행성은 지름 5km 정도 되는 소행성으로 처음에는 큰 특징 없는 소행성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이 소행성의 궤도가 매우 특이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97년에 이르러 그 궤도를 완성하고 나자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소행성은 지구 중력의 영향을 받아서 지구와 궤도 공조 (Orbit Resonance)가 되어 지구와 1:1 공전을 하고 있었다. 이를 테면 지구의 동반 소행성인 셈이었다. 그리고 그 크기 차이로 봐서 지구의 위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크루이냐의 모습 :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Sonia Keys)



(태양을 중심으로 본 지구와 크루이냐의 공전 궤도,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Jecowa )


(지구를 중심으로 본 크루이냐의 공전궤도 - 지구를 중심으로 보면 마치 말발굽 같은 궤도를 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크루이냐 역시 태양 중심 궤도를 돌면서 지구와 1:1 중력 공조를 한다는 것이다. CCL 에 따라 복사 허용, 저자 표시, 저자 Jecowa )



 이 소행성은 달 지름의 695분의 1에 불과하며 지구에서 가장 가까워질 때도 달과의 평균 거리에 30배이다. 지구에서 가장 멀어질 때는 2억 2600만km 이며, 가장 가까워질 때는 7245만 km 거리이다. 공전 주기는 지구와 거의 비슷한 360일이다. 질량은 1300억톤이나 된다.


 그러나 이 작은 소행성의 궤도는 사실 일정하지 않다. 매년 조금씩 궤도가 변하고 있으며 380 - 390년을 주기로 멀어졌다 가까워 졌다를 반복한다. 이 소행성이 지구에 가까워 졌을 때 지구 중력과의 상호 작용으로 그 궤도가 50만 km 이상 변하게 된다. (반면에 지구 궤도도 1.3cm 정도 변한다) 이런 작용들을 통해 이 소행성의 궤도는 다소 불안정하다.


 그리고 이 괴상한 공전 궤도 때문에 이 소행성은 화성과도 가까워 질 수 있다. 2058년 이 소행성은 화성에서 1360만 km 떨어진 지점까지 가까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크루이냐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했으니 이제 결론을 말할 때가 되었다. 이 소행성은 지구의 제 2 위성인가?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 솔직히 필자도 그랬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이 소행성의 궤도는 극히 불안정해서 재수 없으면 지구로 떨어지던가 아니면 현재 궤도를 완전히 벗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전자 보다는 후자의 가능서이 높다) 사실 이런 소행성은 지구 중력권에 포획된지도 얼마 안되었을 것이고 (천문학적인 시간에서) 얼마 안있으면 현재 궤도에서 벗어날 것이다. 한마디로 우연히 지구 중력에 영향을 받아 1:1 궤도 공조를 하는 소행성이다.


 따라서 이 소행성은 지구의 위성 으로 볼 수 없으며, 준위성 (Quasi-satellite)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하겠다. 이후에도 크루이냐와 비슷한 궤도를 도는 작은 소행성들이 몇개 더 발견되었으나 이역시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죄송하지만 지구에 위성이 하나 더 있는 줄 알고 클릭하신 분들은 필자에게 낚인 것이다. (정말 죄송^^)


 아무튼 지구에도 위성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는데, 달이라는 워낙 큰 녀석이 있어 아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혹시 지구에 작은 위성이 더 있었는데, 달과 지구의 중력 간섭으로 지구나 달로 떨어지거나 소실된 건 아닐까? 음 이건 그냥 필자의 상상일 뿐이다. 그러면 다음에는 달에 대한 포스트로 돌아가겠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출처 : Wiki/NASA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