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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로켓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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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핵 펄스 추진 로켓 (nuclear pulse propulsion rocket)


 핵 펄스 추진 로켓은 한마디로 작은 핵폭탄 (혹은 수소 폭탄)을 폭발시켜 추진력을 얻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방식이 제안된 것은 1940 년대 말이었다. 폴란드계 유태인 수학자로 맨하튼 계획에도 참가했던 스테인슬라우 울람 (Stainslaw Ulam) 은 충분히 소형화 시킬 수 있는 원자 폭탄이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로켓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의 초기 계획은 구상 수준을 벋어나지 못했지만 1950년대 들어서 미소 양 강대국을 중심으로 핵개발과 우주 개발이 가속화 되면서 보다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생각이 구체화 된 계획이 바로 오리온 프로젝트 (Project Orion) 이다. 이 계획은 작은 핵폭탄을 연속으로 폭발시켜 그 반발력을 로켓의 추력으로 이용하는 것이었다. 



(오리온 프로젝트의 상상도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런 로켓은 매우 위험할 것임에 틀림 없었다. 특히 우주 비행사와 우주선 자체를 핵폭발로 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가장 큰 기술적 문제로 제기되었다. 따라서 핵폭탄은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여야 하며 본체와 충분히 떨어진 위치에서 폭발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오리온 계획의 우주선들은 아주 길쭉하게 설계되었다. 즉 우주 비행사가 탑승하는 부분은 로켓의 가장 앞쪽에 위치하며 방사능 및 폭발로 부터 안전하게 보호된다. 중간에는 연료가 되는 소형 핵물질들이 탄창 형태로 존재한다. 


 이 연료들은 긴 파이프 (대략 60 미터) 를 따라 내려가서 로켓 후미 부위에서 폭발한다. 이 파이프에는 충격시 폭발을 흡수할 충격 흡수 장치가 같이 존재한다. 이렇게 제어된 여러번의 폭발을 통해 우주에서 추진력을 얻는 것이 계획의 핵심이었다. 이 때 1회 폭발을 일으키는 폭발물을  pulse unit 이라고 명명했다. 



(초기 오리온 계획의 구상도. 위에서 설명한 내용이 이 그림에 모두 있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오리온 계획의 펄스 유닛, 작은 소형 핵탄두였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추진 모듈 (propulsion module) 의 구조도. 소형 핵탄두인 펄스 유닛이 로켓 후미로 발사되면 약간의 거리를 두고 폭발하여 로켓을 밀어내는 구조도. 추진 모듈에는 폭발에서 로켓을 보호하는 쉴드와 충격 완화 장치가 있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1950년대에는 실제로 수많은 실험적 핵개발 연구들이 진행되던 시절이었고 대중들의 핵에 대한 공포도 덜해서 이와 같은 다소 위험한 연구가 추진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사실상 공중 핵실험이나 다를 바 없는 추진 방식이기 때문에 지구 대기권에서 이런 일을 벌인다는 건 매우 위험하게 생각될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위의 대략적인 개념도를 보게 되면 이 로켓이 매우 거대하리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오리온 계획의 프로토 타입은 4천톤이나 되는 거대한 로켓으로 계획되었다. 시험적으로 폭발되는 펄스 유닛은 TNT 15 kt 급으로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탄두 (20 kt) 보다 약간 적은 정도였다. 이 정도 폭발은 속도를 13 m/s 혹은 50 km/h 정도로 가속시킬 수 있었으며 최종적으로 로켓을 지구 저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이런 폭발이 800 회 정도 연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했다. 


 당연히 이런 거대한 폭발이 있는 경우 로켓이 무사할 지 의문시 될 수 밖에 없는데 당시 핵폭발에 대한 수많은 실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나사의 과학자들은 적절한 실드와 거리만 있다면 이를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펄스 유닛은 우주선 안이 아니라 약간 떨어져서 폭발하게 되고 그 폭발력으로 우주선은 밀려나는 방식으로 추진되게 된다. (아래 동영상 참조) 이를 이용하면 비교적 적은 양의 로켓 연료로도 화성에서 부터 토성에 이르는 다른 행성을 탐사할 수 있다는 게 바로 이 계획에 골자였다. 




 아래 동영상 중간에 소규모 스케일의 실험 동영상이 나온다. 




 위의 동영상과 그림을 보고 이해했다면 이것이 마치 과거 우리가 스카이 콩콩 이라 부르던 놀이 기구 (Pogo Stick) 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포고 스틱과 다른 점은 강력한 반발력을 추가적으로 더해서 하늘로 날아오른 다는 점이다. 이것은 마치 포고 스틱 아래서 연속적으로 폭탄이 폭발해서 지상으로 내려오지 않고 위로 올라가는 것 같은 원리였다. 로켓에는 포고 스틱의 스프링 같은 충격 완와 장치가 있어 충격을 흡수한다. 



(포고 스틱의 개념도. 스틱이 지상으로 내려오기 전에 아래서 폭탄이 터져서 밀려 올라간다고 이해하면 빠르다 This work has been released into the public domain by its author, Blacklemon67 at thewikipedia project. This applies worldwide.)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방식은 결국 60 년대 중반에 취소된다. 복잡한 설명 없이도 이런 방식이 왜 개발하기 힘들었는지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강력한 폭발에서 견디는 로켓 자체도 만들기 쉽지 않거니와 핵폭발을 이렇게 마음대로 컨트롤 한다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기에 가장 큰 문제는 만약 펄스 유닛 가운데 하나가 적당한 위치에서 터지지 않고 지구로 떨어져 폭발하는 문제, 로켓이 지구 저궤도에서 폭발해서 펄스 유닛이 지구로 떨어지는 문제, 그리고 이런 문제가 설령 생기지 않더라도 사실상 공중 핵실험과 같다는 문제를 고려하면 문제는 심각했졌다. 이외에도 수많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결국 이 방식은 1960년대가 지나기 전에 포기 되었다. 


 1980년대 후반 프로젝트 롱샷 이라는 펄스 추진 아이디어가 다시 추진되었지만 결국 구상단계에서 멈춘상태다. 아마 이 방식을 가까운 미래에 다시 시도하는 일은 보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실험적인 아이디어들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실용화 되기 힘든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일단 이 정도에서 글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다음에 이런 아이디어를 소개할까 했지만 큰 의미가 없어 보여 생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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