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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로켓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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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Nuclear Electric Rocket (핵-전기 로켓)


 이 로켓은 한마디로 말해서 원자로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그 전기를 이용해서 엔진을 가동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전기를 생산해서 로켓을 가동시키기 위해서는 추가로 별도의 전기를 이용한 추진장치가 필요하다. 대개 핵 - 전기 로켓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 필요하다. 

 - 안전하고 로켓에 실을 만큼 충분히 작은 반응로 (Compact Reacter core)
 - 전기를 생산할 가스 터빈 혹은 스털링 엔진 (Gas turbine or Stirling electric generator)
 - 콤팩트한 히트 파이프 같은 열 배출 시스템 (compact heat rejection system)
 - 전력 분배및 전달 시스템 (power conditioning and distribution system)
 - 플라즈마 엔진 같은 추진 시스템 (high power propulsion system based on plasma propellants )


 핵 전기 로켓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에 있다. 폐쇄된 원자로 내부에 있는 핵연료는 비교적 개방형 시스템이 될 수 밖에 없는 핵 열반응 로켓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 무엇보다 반응로가 높은 열과 압력에 노출되지 않으므로 핵 열반응 로켓에 비해 폭발가능성 및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 비교적 소형 추진 시스템이라면 터빈을 지닌 원자로 대신 원자력 전지인 RTG (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 을 사용할 수 도 있다. 다만 이 원자력 전지는 출력이 약한 문제가 있어서 대형 시스템에는 맞지 않는 구조다. 과거 우주 탐사에서 전력원으로 널리 사용되었고 안정성에 있어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아예 움직이는 부분이 없어서 고장의 위험성이 없고 밀폐된 케이스에 넣으면 방사능 유출 사고 위험도 없다) RTG 이지만 낮은 출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행성간 우주 비행의 동력원으로 사용하기는 다소 어렵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작으면서도 가볍고 (우주선에 탑재하려면 가능하면 작고 가벼워야 한다) 상대적으로 강한 출력을 낼 수 있는 원자로의 필요성이 오래전 부터 대두되었다. 미국은 다양한 소형 원자로를 개발했는데 그 중에서 이 목적에 가장 근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원자로가 바로 SAFE (Safe Affordable Fission Engine) 이다. 


 SAFE - 400 원자로의 경우 400kW 의 열에너지를 내며, 전력 생산 능력은 100 kW 정도이다. 놀라운 것은 그 크기로 높이와 너비가 각각 50 cm 및 30 cm 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 무게는 1200 kg 이다. 연구진들은 이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기 전 프로토 타입으로 이보다 더 작은 SAFE - 30 원자로를 제작한 바가 있다. 이 원자로는 가스 터빈으로 발전을 하며 히트 파이프 방식으로 열을 배출한다. 



(SAFE - 30 원자로의 모습  This work is in the public domain in the United States because it is awork of the United States Federal Government under the terms of Title 17, Chapter 1, Section 105 of the US Code.)


 SAFE - 400 과 같은 실험용 원자로는 위에서 언급한  '안전하고 로켓에 실을 만큼 충분히 작은 반응로/전기를 생산할 가스 터빈 혹은 스털링 엔진/ 콤팩트한 히트 파이프 같은 열 배출 시스템' 에 가장 근접한 원자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로켓은 전기만으로 추진될 수 없다. 생성된 전기 에너지를 기반으로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는 엔진이 필요한데 가장 흔하게 제안되는 엔진은 이온을 전기 에너지의 힘으로 발사하는 이온 추진 엔진 (ion thrust engine) 이다. 이 엔진은 이미 실용화 되어 실제 우주 비행에 쓰인 전례가 있다. 바로 1998년에 발사된 deep space 1 우주선에 사용한 NSTAR 이온 추진 엔진이다.



(딥 스페이스 1호에 사용된 NSTAR 이온 추진 엔진, 제온 (Xeon)을 이온 추진제로 사용했다. 출력은 2.3 kW 였다.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이온 추진 엔진은 + 혹은 - 전하를 띤 이온 입자를 전기장 안에서 가속시켜 추진력을 얻는다. (딥 스페이스 1호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포스트로 소개) 딥 스페이스 1호에 적용시킨 이온 엔진은 효과적으로 670 일간 작동했으며 화학 로켓 엔진보다 더 효율적으로 우주선을 가속했다. 


 만약 실제로 원자력 로켓을 만든다면 딥 스페이스1에 쓰인 NSTAR 이온 추진 엔진보다 더 강력한 엔진이 필요할 것이며 이것은 단시일 내로 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한편 이온 입자보다 더 높은 온도로 입자를 방출해서 속도를 더 높이고자 하는 시도들이 있는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플라즈마 이온 엔진이다. 이는 이온 추진 엔진의 일종으로 수백만도 까지 입자의 온도를 올릴 수 있으므로 더 높은 속도로 우주선을 가속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기본적인 연구만 진행하는 상태이며 실제 사용 사례는 없다. 




(플라즈마 로켓의 지상 실험 테스트 영상 )



 -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 

 :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 (Project Prometheus)는 2000년대 초반 나사에서 추진했던 핵추진 로켓 계획이다. 지난 1972년 핵추진 로켓 계획이 여러가지 문제로 개발 취소되고 말았지만 결국 행성간 여행에 있어 기존의 화학 로켓을 사용하는데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존재했기 때문에 이를 뛰어 넘는 엔진이 필요해졌고 결국 다시 핵추진 로켓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다양한 로켓의 프로토타입이 고려되었는데 대표적인 것은 핵 - 열반응 로켓과 핵 - 전기 로켓이었다. 그러나 2005년과 2006년에 충분한 예산을 배정 받는데 실패하여 결국 이 연구는 중도 포기 되고 말았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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