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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20일 일요일

위암과 식도암의 진단을 위한 호흡 검사



(Credit: Imperial College London)


 앞서 소개한 것처럼 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 휘발성 유기 화합물 (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을 이용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은 대개 환경 오염 물질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인체에서도 정상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암세포에 특이적인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검출하면 간단한 호흡 검사나 소변 검사 등으로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죠.


 현재는 폐암 조기 진단을 위해서 연구가 진행 중인데, 식도암과 위암의 진단을 위한 휘발성 유기 화합물 검출 기술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조지 한나 교수(Professor George Hanna, lead author of the study at Imperial College London)가 이끄는 연구팀은 실제 위암 및 식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호흡 검사를 통한 암 진단 기술을 테스트 했습니다.
 이는 대상자 내쉬는 공기에 있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selected ion flow tube mass spectrometry (SIFT-MS)를 통해 분석해 암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총 335명의 대상자 (163명이 위/식도암 환자이고 나머지 절반은 정상 대조군)를 통해 진단 민감도와 특이도를 검증한 결과 모두 80%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둬 앞으로 호흡 검사를 통한 암 진단의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JAMA Oncology에 발표되었습니다.
 매우 긍정적인 소식으로 들리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연구 대상자가 대부분 어느 정도 진행된 암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Of the 163 patients with OGC, 123 (69%) had tumor stage T3/4, and 106 (65%) had nodal metastasis on clinical staging) 가장 치료가 쉬운 초기 위암이나 식도암 환자는 별로 포함되지 않아 위암이나 식도암의 조기 진단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검증이 어렵습니다. 물론 진행암을 발견하는 것도 의미는 있지만,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기에 진단이 가능해야 합니다.
 현재 위식도암의 기본 검사인 내시경 검사는 조직 검사를 통해 확진도 가능하고 비교적 초기 병변도 검사가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국에서 내시경 비용이 400-600파운드 (58-87만원)에 달해 우리 나라처럼 건강 검진에 포함시켜 검사하기는 극히 곤란합니다.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위암 발병률이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매년 1만5천명의 환자가 발병해 저렴하고 간편한 조기 검진 방법이 필요합니다.


 실제 호흡 검사법이 상용화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우리 나라처럼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내시경 포함 의료 수가가 저렴한 나라에서는 이 방법이 훨씬 더 저렴하지 않는 한 도입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시경이야 수가를 원가 이하로 매길 수 있지만, 다국적 의약품 제조사에게는 그렇게 하기 어려울 테니까 말이죠.
 참고

 Sheraz R. Markar et al. Assessment of a Noninvasive Exhaled Breath Test for the Diagnosis of Oesophagogastric Cancer, JAMA Oncology (2018). DOI: 10.1001/jamaoncol.2018.0991 





초신성 폭발 - 대량 멸종의 원인일까?



(The ultraviolet radiation from a nearby supernova may have resulted in changes in life on Earth. Credit: David Aguilar (CfA))​

(The globally averaged change in ozone density, as a percent difference at 100 years, 300 years, and 1000 years after a nearby supernova explosion. Credit: Brian Thomas)
​ 지구 생명은 크고 작은 멸종 사건을 겪으면서 지금처럼 진화했습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사라질 것 같은 대규모 멸종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지금의 생태계를 이룩한 것입니다. 이 사실은 분명하지만, 모든 멸종 사건의 원인이 다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비조류 공룡과 다른 중생대 생물의 대량 멸종을 부른 소행성 충돌은 잘 알려져 있지만 페름기 말 대멸종을 비롯한 크고 작은 멸종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는 일부만이 밝혀진 상태거나아예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 모를 멸종 사건의 원인으로 종종 지목된 것이 바로 초신성 폭발입니다. 지구에서 수백 광년 이내에서 초신성이 폭발할 경우 지구 생태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이 자주 생기지는 않지만,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문제는 실제로 일어났는지 검증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초신성 폭발로 인해 지구 생명체가 대량 사멸했더라도 그 증거가 지층에 남기 어렵습니다. 이로 인해 초신성 멸종 가설은 항상 과학계에서 논쟁이 되곤 했습니다.


 워시번 대학의 브라이언 토마스 박사(Dr. Brian Thomas, an astrophysicist at Washburn University in Kansas)는 250만년 전과 800만년 전 태양계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폭발한 것으로 보이는 초신성이 지구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모델링했습니다. 이 시기는 각각 플리오세(Pliocene, 선신세)와 플라이스토세 (Pleistocene, 홍적세)로 특히 250만 년 전인 Pliocene–Pleistocene boundary의 지층에서는 iron-60 (60Fe) 동위원소 농도가 높게 발견되는데, 이는 인근의 초신성 폭발의 결과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 근처에서 폭발한 초신성이 진짜 당시 있었던 멸종 사건의 원인인지는 논쟁이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 같은 전통적인 설명을 더 선호하는 반면 다른 과학자들은 실제로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마스 박사는 초신성이 지구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몇 가지 모델을 통해서 분석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대다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강력한 방사선이 지구를 덮쳐 모든 생물체를 한 번에 끝장내는 식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정도로 가까이에서 폭발하거나 감마선 버스트가 지구 방향을 향할 가능성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토마스의 모델은 수백 광년 이내에서 폭발한 초신성의 방사선과 고에너지 입자가 우주의 성간 가스에 의해 속도가 느려져 여러 차례에 걸쳐 지구를 덮치는 식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0, 300, 1000년 시기에 방사성 입자가 지구를 덮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구의 자기장을 통과한 고에너지 입자라도 두터운 지구 대기를 완전히 투과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흔히 생각하듯이 방사선 때문에 지구 표면의 생물이 사멸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대기 상층의 오존층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대량 멸종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250만년 전 지구 근방에서 폭발한 초신성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앞으로 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지구 근처 초신성 폭발은 먼 과거의 일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도 발생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앞으로 여기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Brian C. Thomas. Photobiological Effects at Earth's Surface Following a 50 pc Supernova, Astrobiology (2017). DOI: 10.1089/ast.2017.1730
This story is republished courtesy of NASA's Astrobiology Magazine. Explore the Earth and beyond at www.astrobio.net .



세계 최대의 금속 3D 프린터 등장



(Titomic CEO Jeff Lang and Fincantieri Australia Director Sean Costello  after the signing of an MoU this week(Credit: Titomic))


 세계 최대 크기의 금속 3D 프린터가 호주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첫 인상은 3D 프린터라고 이야기 해주지 않으면 알아채기 힘든 심심한 외형이지만, 매우 독특한 티타늄 적충 제조 방식으로 기존의 티타늄 합금 제품에 견줄 성능을 지녔다고 합니다. 


 호주의 티토믹(Titomic)과 호주 연방 과학원 (CSIRO)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 금속 3D 프린터는 길이 9m, 너비 3m, 높이 1.5m로 매우 크지만, 반대로 아주 작은 티타늄 합금 분말을 초속 1km 속도로 분사하는 노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열하지 않은 상태지만 초음속으로 충돌하는 티타늄 분말은 운동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해 표면에 녹아 붙게 됩니다. 


 Titomic Kinetic Fusion process라고 명명한 이 독특한 공정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이미 이 방법으로 티타늄 자전거 프레임을 제조하고 있다고 하네요. 제조사에 의하면 이 3D 프린터는 시간당 45kg의 물질을 고속으로 스프레이처럼 뿌려서 제품을 제조할 수 있습니다. (영상 참조) 




(동영상) 


 티토믹은 우주 항공 산업, 방산 산업, 해양 산업 및 스포츠 (주로는 자전거 프레임) 부분에 3D 프린터로 출력한 부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신기한 방법이기는 한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함께 기존의 주물 방식으로 만든 티타늄 합금 부품과 견줄 성능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기술이 발전하는 걸 보면 미래에는 금속 부품도 3D 프린터 혹은 적층 방식 제조 공법이 널리 사용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2018년 5월 19일 토요일

원시 인류는 거대 포유류를 어떻게 사냥했을까?



(Credit: Alex McClelland, Bournemouth University)


(Tracking the footprints. Credit: Matthew Bennett, Bournemouth University)

(Footprint comparison. Credit: David Bustos, National Park Service)


 1만년 보다 약간 이전, 인류가 아직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하지 않았던 시기 (물론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습니다) 남미와 북미 대륙에는 지금은 사라진 거대 포유류가 번성했습니다. 이 가운데는 매머드처럼 유명한 것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나무늘보(Sloth) 무리들이 존재합니다. 


 오늘날 나무늘보는 게으르고 평화로운 중간 크기 포유류 정도로 생각되지만, 당시 살았던 나무늘보의 생물학적 다양성은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로 반수생 나무늘보가 있는가하면 몸길이가 6m에 몸무게 3톤에 달하는 대형 나무늘보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인류의 도착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논쟁이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바로 인류가 영향을 미쳤는지 아닌지입니다. 인류의 과도한 사냥에 의한 개체수 감소가 대형 동물의 멸종 원인이라는 주장과 초기 인류가 대형 포유류를 사냥한 건 사실이라도 멸종까지 이르게 한 건 아니었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 논쟁이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겠지만, 당시 원시적인 도구 밖에 없던 초기 인류가 어떻게 대형 포유류를 사냥했는지 역시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제 책인 포식자에서도 다룬 바 있습니다. (대형 나무 늘보는 다루지 않았지만...) 










 
 최근 본머스 대학 (Bournemouth University)의 연구팀은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국립 기념물에서 1만년 전 초기 신대륙 원시인과 거대 나무 늘보가 싸웠던 흔적으로 보이는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거대 포유류와 인간이 1:1로 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사람이 창과 같은 장거리 무기로 거리를 두고 공격하면서 거대 나무늘보를 둘러싼 것으로 보입니다. 발자국 형태를 분석하면 복원도처럼 유인하는 사람과 창을 들어 공격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무 늘보는 거대한 발톱이 있는 긴 손을 흔들며 방어했지만, 인간의 협공을 피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동영상) 


 발자국의 주인공들의 운명은 분명하지 않지만, 실제로 많은 대형 포유류가 사냥당했을 것입니다. 화석에 남아있는 흔적들이 창에 찔렸거나 혹은 도구로 손질당한 과거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것이 진짜로 대량 멸종의 이유인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아무튼 거대한 짐승을 사냥하는 원시인의 모습이 우리의 상상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연구 같습니다. 


 참고 

David Bustos et al. Footprints preserve terminal Pleistocene hunt? Human-sloth interactions in North America, Science Advances (2018). DOI: 10.1126/sciadv.aar7621




췌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액체 생검



(UC San Diego researchers have developed a test to screen for pancreatic cancer in a drop of blood. Credit: David Baillot/UC San Diego Jacobs School of Engineering)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주요 혈관과 인접 장기를 쉽게 침범하는 특징 때문에 치료가 매우 어려운 암으로 손꼽힙니다. 다행히 흔한 암은 아니지만, 5년 생존율이 1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만약 췌장암이 매우 작은 크기일 때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조기 진단 방법이 개발되면 많은 췌장암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몸 안쪽에 있는 췌장의 작은 병변을 검사할 저렴한 방법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액체 생검 (liquid biopsy)입니다. 인체의 세포에서 나오는 작은 단백질과 유전물질인 엑소좀(exosome)을 혈액 속에서 검출하는 것으로 암세포에 특징적인 엑소좀을 검출할 수 있다면 암의 조기 진단이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UC San Diego)및 여러 대학의 공통 연구팀은 췌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액체 생검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개발하는 액체 생검은 단순 피 검사를 통해서 췌장암이 있을 가능성을 테스트합니다. 문제는 엑소좀의 양이 매우 적고 다른 세포에서 나온 엑소좀과 감별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암이 작아서 특징적인 엑소좀의 양이 적을 경우 더 검출이 어렵습니다. 이미 암이 충분히 크고 난 다음에는 엑소좀이 많아서 검출이 쉽지만, 사실 그 단계에서는 조기 진단이 의미가 없게 됩니다. 


 하지만 매우 작은 양의 엑소좀을 검출하기 일은 만만치 않은 도전입니다. 피속에 존재하는 매우 작은 양의 엑소좀도 검출하기 위해 민감도를 높이면 암이 아닌데도 암이 의심된다고 보고하는 위양성이 증가합니다. 확진을 위해 침습적이거나 혹은 고가의 검사를 반복하게 되면 의사와 환자 모두 힘들고 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현재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다른 전처치 없이 피를 키트에 담고 반응시키면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면역 형광 물질이 원형으로 반응해 췌장암 의심 소견이라고 알려주게 됩니다. 31명의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20명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같은 수의 일반인 대상으로 테스트 했을 때 11명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아직은 갈길이 먼 상태입니다. 


 연구팀은 glypican-1이나 CD63 같은 다른 생체 표지자를 이용해서 진단 민감도를 높이고 위양성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제지만, 만약 효과적인 진단 키트를 만들 수 있다면 췌장암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어려운 일인데도 포기하지 않고연구를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참고 


Jean M. Lewis et al, Integrated Analysis of Exosomal Protein Biomarkers on Alternating Current Electrokinetic Chips Enables Rapid Detection of Pancreatic Cancer in Patient Blood, ACS Nano (2018). DOI: 10.1021/acsnano.7b08199

초록색 피 개구리 이야기



(Prasinohaema prehensicauda is a green-blooded lizard with high concentrations of biliverdin, or a toxic green bile pigment, found in New Guinea. Credit: Chris Austin, LSU.)


 척추동물의 피는 대부분 붉은색입니다. 물론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죠. 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예외는 존재합니다. 앞서 소개한 얼음 물고기나 남극 문어처럼 투명한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뉴기니에는 Prasinohaema라는 초록색 피를 지닌 도마뱀 무리가 있습니다. 이들은 피는 물론 근육, 점막, 피부 비늘까지 녹색입니다. 


 이렇게 녹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헤모글로빈이 없어서가 아니라 빌리베르딘(biliverdin, 담록소) 수치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빌리베르딘은 빌리루빈의 산화로 생성되는 물질로 주로 초식동물이나 양서류, 파충류의 담즙에 존재하며 사람에서는 정상적인 경우에는 보기 어려운 물질입니다. 빌리베르딘은 빌리루빈과 마찬가지로 농도가 높을 경우 치명적인 황달을 일으키기 때문에 대게 담즙의 형태로 배출하게 되지만, 이 도마뱀들은 치명적인 수준보다 40배 높은 빌리베르딘을 체내에 지니고 있어 피까지 초록색으로 보입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자카리 로드리게즈(Zachary Rodriguez, a doctoral candidate in LSU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s)와 그의 동료들은 6종의 (2종은 완전 신종) 초록피 도마뱀을 포함해 51종의 근연종의 유전자를 분석해 초록색 피를 지닌 도마뱀이 한 무리가 아니라 4개의 다른 계통이라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다시 말해 이들이 붉은 피를 지닌 조상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한 무리라는 이야기입니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진화했다면 빌리베르딘이 이들의 생존에 어떤 유리한 점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그 이유에 대해서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말라리아를 비롯한 기생충이 고농도의 빌리베르딘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 이유가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사실 빌리베르딘 농도가 높으면 살기 어려운 건 도마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고 초록색 피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 이상 생존에 도움되는 점이 있다는 이야기인데, 기생충 가설이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뉴기니를 비롯해서 지구의 훼손되지 않은 열대 우림에는 이렇게 독특한 생리적 특징을 가진 생물체가 다수 존재합니다. 이들은 생물학적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인류에게 유용한 물질을 지닌 생물 자원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생존이 위협받지 않도록 적절한 보호가 필요할 것입니다. 


 참고 


 Z.B. Rodriguez el al., "Multiple origins of green blood in New Guinea lizards," Science Advances (2018). advances.sciencemag.org/content/4/5/eaao5017

2018년 5월 18일 금요일

일반 보병을 위한 스마트 트리거 SMASH



(With simple modifications SMASH can be adapted to any weapon, dramatically improving fire efficiency, accuracy. Photo: Smartshooter)

(SMASH provides the shooter with a clear view, as the illuminated crosshair and target markers indicated superimposed on the optical view. The sight is operated with a pushbutton placed on the forward grip. Photo: Smartshooter)


 사격술은 보병의 가장 기본적인 기술임과 동시에 가장 익히기 어려운 기술 가운데 하나입니다. 총기의 반동은 물론 탄환의 궤도 자체가 포물선을 그리는데다 바람의 방향이나 호흡에 의한 진동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명중을 어렵게 만듭니다. 사격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부단한 훈련과 오랜 경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실전에서 표적만 정확하게 사격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병사들의 사격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장비가 개발되었습니다. 조준경이나 도트 사이트 같은 장치가 그것인데, 최근에는 정확히 표적에 명중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만 격발이 되는 스마트 트리거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스메쉬 (SMASH) 스마트 트리거 시스템을 2,250기 도입해 일반 보병의 사격 명중률을 높일 계획입니다. 


 스메쉬의 작동원리는 표적에 명중할 수 있는 시점까지 격발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이전에 소개드린 트래킹 포인트와 비슷한 장치로 보입니다. 




 이스라엘 군의 테스트 결과 스메쉬는 일반 소총수의 사격 명중율을 크게 향상시켜 특정 표적에 한 번 사격으로 명중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합니다. 적을 명중시키지 못할 사격은 위치만 노출시키고 탄환을 낭비하는 일이 될 수 있는데, 이를 줄여 전투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메쉬는 모든 형태의 소총에 장착이 가능하며 최대 72시간 동안 배터리로 작동합니다. 다만 대당 가격이 얼마나 되는지 밝히지는 않았는데, 원리상 도트 사이트보다 훨씬 비쌀 것으로 예상됩니다. 모든 소총수에 보급하기는 가격 때문에 무리일 것 같고 아마도 지정사수용으로 보급하는 것이 가장 목적에 부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